11.11.05 - 2011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전북 VS 알 사드 (전주월드컵경기장)
어느새 2011년도 끝자락이 되고 있다. 벌써 11월...
K리그 축구팬이라면 이 시기에 또 가장 분주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굵직굵직한 경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K리그만의 경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최근 꾸준히 K리그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도 4강, 결승경기가 몰려 있다.
2009년엔 포항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고, 2010년엔 성남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였다.
이쯤되면 K리그 팬 뿐만 아니라 평소엔 별로 관심없던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끌게 된다.
2011년 올해에도 어김없이 K리그팀... 전북 현대 모터스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되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결승전을 추첨을 통해 한쪽 홈에서 개최를 하도록 방식이 변경되었는데,바로 그 장소가...
전북 현대 모터스의 홈 경기장이 있는 전주...그리고 전주월드컵경기장.. 바로 전주성이었다.
사실 수원이 올라와 K리그 팀끼리의 결승전을 너무나도 간절히 바랬지만...
그 꿈은 알 사드라는 악의 축으로 인하여 무참히 깨져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수원 팬으로써 전북은 얄밉지만 K리그 팬으로써 전북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전주성으로 향했다.
이번엔 주말이었고 나도, 와이프도 전주란 곳은 처음 가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전주 관광코스도 함께 일정에 넣었다.
드디어 전주 IC 가 보인다!
바로 이것이 전주 톨게이트. 경주와 같이 톨게이트 자체가 기와로 되어 있다. 너무너무 멋졌다.
이때부터 설레기 시작~ ㅎㅎ
전주 톨게이트를 나오자 마자 오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무대 전주성이 보였다!!
시내로 가는길에 있는 호남제일문.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현판은 강암 송성용 선생님의 글씨라 한다.
한옥마으로 바로 이동~!
조선왕조의 고향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런지 길 이름이 태조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오히려 한옥들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이국(?)적으로 보였다.
한옥마을의 여러가지 풍경들...
놀부보쌈 가게도 이런 식으로?!!
은행나무가 예쁘게 서있다.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파리바게트.
전주 한옥마을에서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과 영화 약속을 촬영했단다.
약속은 너무나도 재미나게 보았던 영화라 기분이 남달랐다.
이 곳은 경기전.
경기전의 여러 모습들.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보았다. 초상화만 보아도 무엇인가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는 듯 했다. 선조에 대한 예의로 사진 촬영은 하지 않았다.
하마비라는 비석.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고 세운지 꽤 오래된 비석이다.
바로 이곳이 영화 약속을 촬영했던 전동성당이다. 한옥마을에 이런 건물이 있으니 뭔가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전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전주비빔밥을 먹어보려 풍남정이란 곳을 들렸다.
이것이 내가 시킨 육회비빔밥. 와이프는 전주비빔밥을 시켰는데 대체 왜!!!
계란은 안 들어있는 것인가!! 특히 맛도 그저 그랬다 ㅠㅠ
지나가다 구입한 호두 과장! 세상에! 호두과자는 정말 맛있었다!!
한옥마을 구경은 이제 끝!
드디어 결전의 장소인 전주월드컵경기장! 으로 향하는 시간.
바로 이곳이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경기시작 2시간 전인데 벌써부터 웅성웅성 거리고 사람들이 엄청났다.
차를 주차시키느라 애를 먹었는데, 경찰들이 그냥 지금부터 그 자리가 주차장이니 다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ㅋㅋ
W석 출입구로 들어왔다. 서서히 경기장 내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슴이 터질듯이 두근두근거렸다.
이미 엄청난 인파가 들어와 1층은 자리가 없었다. ㅠㅠ 1층에서 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2층에 올라와서 좋은 자리를 잘 잡았다.
서서히 응원 준비를 하는 전북 서포터즈 매드 그린 보이즈.
어느새 E석은 빈자리가 거의 없다....
보통 원정석인 S석의 모습. 경찰들이 원정석을 봉쇄했는데 사실 이때까지는 어디가 원정석이고 어디가 홈 관중 석인지
구분이 안갔다.
애써서 홈플러스 들러 사온 초밥이 엉망이 되었다 ㅠㅠ
전북의 서브 선수들. 그래도 몸은 열심히 풀고 있다.
가장 오른쪽에 이동국 선수가 보인다.
몸푸는 전북 선수들. K리그에선 상대팀들의 공포의 대상인 루이스, 에닝요 ㄷㄷㄷㄷ
드디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의 대회기가 등장하고....이미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찬 상태!
이것이 오늘의 공식 경기 볼.
전북 팬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 낸 대형 카드섹션
선수들과 심판들이 입장하고....
드디어 경기 시작!!!!
전반 초반 아주 좋은 찬스를 맞이한 전북!! 에닝요가 파울로 얻어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촬영한 장면이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에닝요의 환상 프리킥!!!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S석에서 엄청난 카드섹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불붙은 경기장에 찬물을 끼얹은 심우연의 자책골...
심우연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짐나 너무나도 아쉬웠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채 전반전이 끝났다.
알 사드 원정 응원석. 수원과의 있었던 불미스런 사건 때문일까? 경찰들이 완전 봉쇄한 상태.
후반전이 시작되고... 치열한 경기는 계속 이어졌다.
침대 축구의 최후방. 알사드 골키퍼.
얄밉다 못해 아주 짜증나는 알사드 감독;;
봉동 이장님 최강희 감독.
전북이 실점했다...경기장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
이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이대로 무너질것인가...
결승전은 단판 승부.. 다음 경기는 없다...
경기를 뒤집기 위한 전북의 승부수. 이동국의 조기 교체 출전.
하지만 나는 이때 같이 교체로 들어간 이승현 선수를 주목했다.
부산에 있던 시절부터 엄청난 스피드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한때지만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던 이승현.
몸 상태가 안좋던 이동국 보다는 이승현이 뭔가를 해낼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사드의 교체... 교체하는데 2분은 지나간듯 ㅡㅡ
전북의 파상공새가 이어지고...계속 되는 코너킥 찬스에 뭔가가 터질듯한 기분이 계속 들기 시작...
결국 92분에... 전북의 이승현 선수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세상에 이런 드라마가 또 있을까? 이런 영화가 있을까?
이 시간 전주성의 열기는 월드컵보다 더 뜨거웠다!
옆에서 와이프가 뭐라 하는데도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기사회생하여 연장전 들어가기전 다리를 풀고 있는 전북 선수들.
연장전에만 골대를 두번이나 맞춘 전북...결국 연장전도 동점으로 마무리되었다...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수비수 이정수.
승부차기를 준비하는 김민식 골키퍼.
승부차기 패배...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간절히... 전북이 알사드를 물리쳐주길 그렇게 바랬건만...
결국 신은 전북을 외면하고 말았다. 3번이나 공을 쳐낸 골대가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허탈해하는 전북 선수들..
알사드 선수들은 축제분위기. 반면 전북 선수들은 망연자실...
작년, 재작년 모두 K리그 팀들이 가져왔었던 이 트로피는 잠시 카타르 알사드가 가져가게 되었다.
내년엔 다시 우리 수원이 가져올 것이다.
2년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봤었던 것과 비슷한 간판. 경기 후 나오는데 너무나도 씁슬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달려온 전주 막걸리 집. 가격표가 서울에 비하여 상당히 저렴.
우리는 한주전자를 시켰다.
드디어 나온 전주막걸리 한주전자. 주전자가 이리 클 줄이야;;;
사진에 모두 담지 못했지만 이외에도 한상이 제대로 차려진다.
다음날...전날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 막걸리를 폭음을 하여 아침은 또 유명한 전주의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왔다.
이곳은 왱이콩나물국밥. 간판이 재미난다.
별 기대를 안했는데 대박이었다! 국물이 너무나도 시원하고 맛있었다!
와이프도 전주와서 먹은 것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콩나물국밥은 잘 찾아온 것 같다 ㅎㅎ
허탈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기위해
전주를 다녀와서 얻은 소득이 상당히 많았다.
가장 큰 소득은 와이프가 K리그의 팬이 되었다는 것!
이미 좀 유명하다 싶은 선수들의 이름은 지방 구단 선수들까지도 꿰고 있지만, 이번 전주 여행을 계기로
제대로 축구를 보게 되었다는 말을 했다.
그 동안 나와 함게 수원, 강원의 경기를 보러 여러번 다녔었지만
태어나서 4만명이 한마음으로 한팀을 응원하는 장관은 처음 보았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한 그 전엔 경기장만 갔다 오는 것 뿐이었는데, 관광 + 맛집 코스가 추가 되니
상당히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심지어 다음에 전주에 경기가 또 있으면 축구도 보고 못다한 관광도 더 하자고 약속을 했다 ㅎㅎ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이렇게 끝이 났다.
8강까지 K리그 3팀이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지만 결국 중동의 오일머니를 넘지 못했다.
수원은 스테보가 자국리그까지 제재를 받는 6경기 출장정지를 받았지만, 관중을 폭행한
알사드의 케이타는 멀쩡히 결승전에 나와 골까지 넣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전북은 희망을 보여줬고, 기적을 보여주었다.
누가 더 아름다운 축구를 했는지...
누가 더 정직한 축구를 했는지...
그들도 알 것이다...
집에 오는 길에 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고맙습니다! 전북! 고맙습니다! K리그!!!"